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 한의학 박사 김대복
<112> 구취 유발 1위는 후비루, 입냄새 동반 10가지 질환은?
구취는 입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다. 한자로는 입의 좋지 않은 냄새를 의미하는 구취(口臭)로 표현한다. 영어로는 입냄새로 인한 비 매너가 내포된 halitosis나 나쁜 호흡 뜻인 bad breath가 통용된다. 약한 입냄새는 생리 현상이다.
따라서 구취는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역겨운 입냄새에 한정된다. 구취의 원인은 소화불량, 위장기능 저하, 음식물 등 다양하다. 여러 원인이 반복되면 구취를 심화시킨다. 입냄새가 악화되면 대개 위장, 식도, 호흡기, 상기도, 구강 등의 질환도 나타난다.
구취인에게 보이는 대표 질환이 후비루다. 입냄새를 전문으로 하는 혜은당클린한의원에서 2016년에 내원 구취인을 대상으로 ‘지금 앓고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설문에 응하고, 질환을 자각하는 사람 763명 중 259명이 후비루증상을 호소했다. 무려 34%에 이르는 높은 수치다. 후비루 증상을 세분하면 비염(130명), 축농증(119명), 인후두염(5명), 기타(5명)이었다. 후비루 증상은 급만성 비염과 급만성 축농증이 있는 경우 흔하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2위는 역류성식도염(124명), 3위는 목이물감(95명), 4위는 만성피로(88명), 5위는 입마름(75명), 6위는 편도결석(47명), 7위는 위염(28명), 8위는 위궤양(15명), 9위는 치과질환(14명), 10위는 당뇨(5명)였다. 이밖에 간질환, 고혈압, 비만도 있었다. 2위를 차지한 역류성식도염에는 지속적 소화불량과 트림도 포함됐다.
후비루는 코와 코에 인접한 뼈의 공간인 부비동에서 생산된 점액이 목뒤로 넘어가는 증상이다. 점액이 지속적으로 목 뒤로 넘어가 고이면 목이물감, 만성 기침, 목을 자극하는 헛기침, 가래 등을 보이며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목 뒤로 넘어간 점액의 주성분은 단백질로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질소화합물을 분비한다. 이것이 심한 입냄새를 일으킨다.
이학적 검사에서 비인두나 구인두에 점액이 보이거나 인두벽 점막이 불규칙한 형태면 후비루로 진단한다. 점액이 목 뒤로 지속적으로 넘어가지만 이학적 검사에서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후비루증후군으로 분류한다. 후비루는 목에 자극이 계속있다. 그렇기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헛기침을 하게 된다.
후비루를 완화하려면 생활 습관에 신경 써야 한다. 먼저, 신선한 공기가 좋다. 숙면을 취하고 과로를 피하는 것도 포인트다. 섭생은 인스턴트 식품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이 좋다. 신선한 물을 자주 마시고, 생리식염수로 코를 하루에 2~3회 세척하는 것도 방법이다.
후비루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해당 질환을 다스리는 것이다. 구취와 후비루의 원인인 축농증, 비염, 역류성식도염, 목이물감, 가래, 기침 등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딱 맞는 약물 처방하는 것이다. 구취를 동반한 후비루는 대개 폐, 비, 신 등 주변장기가 약화된 상태다. 따라서 면역기능을 키우는 처방이 병행되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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